원유시장의 이해 1

채권ABC 2012. 1. 27. 11:35 Posted by sloan_sjchoi
이란과 미국의 사이가 다시 안 좋아지면서 작년말부터 기름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사람이 금방 잊어버리고 또 바뀐 현실에 익숙해지는 간사한 동물이라서 그런지 나도 이미 1리터 2000원이 어색하지 않다. 얘기는 많이 하지만 잘 모르는게 기름과 관련된 사실들이라서 앞으로 2회에 걸쳐 원유에 대해서 공부를 해보려고 한다. 간단하게 체크할 것만 보고 넘어가자.

1. 가격결정요인

모든 상품의 가격은 1차적으로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데 원유의 가격도 수요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 '10년말 기준으로 전세계 1차 에너지 소비의 34%가 석유, 30%가 석탄이다. 그만큼 한 국가의 경제 성장이나 운용에 있어 석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말인데 이러한 석유 수요의 지난 10년간 key player는 고성장의 신흥국 들이었다. 따라서, 2010년대 원유의 수급 부문은 이들 신흥국의 수요 증가를 눈여겨 봐야한다. 반대로 공급 측면은 이란으로 대표되는 反美 OPEC국가들을 잘 봐야 한다. 

좀더 자세히 보면, 먼저 소비측면에서는 미국이 전세계 석유소비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절대 강자이긴 하지만 석유소비 상위 10위국가에는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의 신흥국이 포진해 있다. 이들 국가의 고성장이 지속되는한 석유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한다고 봐야할 것이다. 공급측면에서는 중동지역이 세계생산의 31% 정도를 차지한다. 북미, 러시아의 비중도 40%에 육박하지만 중동지역의 뿌리깊은 정치적 불안과 높은 수출비중 덕분에 세계 석유공급 차질 문제는 중동만 잘 살피면 된다.

2001년 이후 주가와 유가 흐름을 보면서 경제성장과 금융위기 지정학적 리스크에 원유값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살펴보자. 아래 그림은 WTI와 다우존스지수를 같이 그려본 것인데 리만 터지고 난 다음에는 거의 같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05년 이후부터는 원유가격이 실물 부문의 수요,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변수라기 보다는 금융 변수화 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달러약세와 유가상승의 관계는 잘 이해해야 하는데 석유를 팔아 돈을 버는 아랍 국가들 입장에서는 결제통화인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경우 실질적인 수입 감소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유가를 올려서 달러가치 하락분을 상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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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어가기 > 석유관련 숫자 익숙해지자(10년말기준)

1. 10년말 기준, 전세계 원유 생산이 하루 82백만 배럴인데 소비는 87백만 배럴로 초과수요 상태이다.
  - 미국이 19백만 배럴, 중국이 9백만 배럴, 일본이 4.5백만 배럴 소비한다.
  - 우리나라의 하루 석유소비는 2.4백만 배럴, 연간으로는 8억8천만 배럴
   --> 배럴당 100달러 가정하면 연간 880,000,000*100=880억달러 소비하는 셈
  - 실제 원유수입은 10년 687억달러, 11년 1008억달러 => 환율 1000원 잡으면 11년 원유 100조 수입
3. 가장 큰 유조선은 30만톤 규모 = 180만 배럴
4. OPEC 주장 전세계 석유매장량은 1.5조배럴, 전세계 연간 석유소비는 300억배럴(87백만배럴*365) --> 1.5조배럴/300억배럴 = 50년(가채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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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대 유종의 이해
우리는 기름이 다 같은 기름이라고 생각하지만 소주도 참이슬이 있고 처음처럼이 있듯이 원유도 생산지마다 그 이름이 다르다. 생산지와 원유의 특징에 따라 세계 원유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유가 200가지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원유가 WTI, 브렌트, 두바이 이상 3가지 원유이다.

WTI는 미국에서, 브렌트는 영국 옆에 있는 북해, 두바이는 중동에서 나오는 원유이다. 원유의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성질은 무게와 유황 함류량인데 일반적으로 가볍고 유황이 적은 원유의 가격이 높다.

무게는 API(American Petroleum Institution)의 기준을 사용한다. 물에 뜨는 기름의 무게를 10으로 하고 위로 올라갈수록 잘 뜨는 기름이 된다. 그래서, 34 이상을 경질유, 30이하를 重질유, 그 사이를 中질류라고 부른다. WTI가 39.6으로 가벼운 반면 두바이는 30이하로 무거운 소위 잡다한 것이 많이 섞인 원유이다. 유황 함량은 1% 이하를 Low sulfur, 2% 이상을 High sulfur로 분류하는데 유황 함량이 낮은 애들을 sweet oil이라고 부른다. (실제 19세기에는 원유 딜러들이 맛으로 가격을 메겼다고 한다.)

어찌 되었건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제일 좋은 기름이 WTI(서부텍사스중질유: 실제 기준으로 보면 중질유가 아니다. 그래서 NYMEX에서는 그냥 Light, sweet oil로 거래된다.)이고 하루 선물거래가 Notional 기준으로 전세계 하루 소비 82백만 배럴의 5배 이상이 되어 가격 결정의 대표성이 있어 bm 가격으로 많이 쓰인다. 물론 밖으로 수출이 안되게 되어 있고 북미 지역 수급요인 만으로 가격이 글로벌 유가와 달리 움직이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최근 그 현상이 좀 심해졌다. 한국은행 보고서 참고), 누가 기름값 얼마야 물어 봤을때 "WTI 다음달 인도분 선물 가격이 100불입니다" 라고 얘기하면 좀 아는 애 소리는 들을 수 있다.




다음 회에서 중동지역 얘기를 좀 하고 원유에 대한 기본적인 fact들 정리는 마무리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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