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nd of Brothers

斷想 2011. 3. 7. 21:58 Posted by sloan_sjchoi
2월 마지막 주말은 아이들이 대전 이모집에 엄마랑 같이 놀러가서 이틀간 집에 혼자 있었다. 뭐를 하면 좋을까 하다 Band of Brothers 10편을 이틀에 걸쳐서 시청하였다. 전쟁의 참혹함을 사실적으로 잘 표현하였고 극단적 상황에서 나타나는 인간의 본성도 잘 묘사한 훌륭한 작품이었다.

기억에 남는 3가지가 있다.

1. 윈터스 대위
굳이 주인공을 한명 선정하라면 Easy Company의 중대장인 Captain Winters (이후에는 Major로서 Battalion Commander의 역할을 수행한다.)를 들 수 있겠는데, 10편의 미니시리즈를 다 보고 난 다음 내 머리 속에는 이 양반의 표정이 기억에 남는다. 표정에 변화가 없다. 화도 안낸다. 소리 치는 일도 없다. 그냥 항상 평온하다. 바스토뉴의 한겨울 전쟁터에서 벌벌 떨면서 면도하는 표정에도 변화가 없다. 가끔식 미소만 머금을 뿐이다. 리더의 표정이다. 아! 저거다. 싶었다.

2. 리더의 자질
리더는 알아야 하고 결정내려줘야 한다. 이 산으로 가야할지, 저 산으로 가야할지 알아야 한다. 중대원들의 목숨이 달린 일이다. 잘못된 장소로 가면 중대원이 몰살할 수 있다. 그리고 결정내려 줘야 한다. 실행은 nco가 하지만 officer는 방향을 결정하고 resource를 분배해 줘야 한다.

3. Beethoven 현악4중주 14번 c# minor 6. Adagio
9편에 폐허가 된 도시 광장에서 현악 4중주가 울려퍼진다. 베토벤의 현악 4중주 c# minor의 Adagio였다. 이렇게 슬픈 음악이 이렇게 적절한 장면에 삽입되어 있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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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는 항상 결정을 내려야 한다. 매일 시장이 열리고 매일 내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바뀐다. 어떤 종목을 선정할지, 사야할지, 팔아야할지 결정해야 한다. 언제해야 할지, 누구랑 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독립적인 판단에 근거한 결정 능력이 매니저의 핵심 역량이다. 결정을 잘하기 위해서 공부도 많이 해야 한다. 짬밥이 쌓이면 insight가 증가하지만 insight만 가지고 먹고 살수는 없다. 공부도 필수다.

그런데, 요즘 시장은 참 알기 어렵다. 몰라도 결정은 내려야 하니까 더욱 머리가 아프다. 예상대로 움직였다고 웃지도 말고 틀렸다고 화낼 필요도 없다. 그냥 무표정하게 베토벤 현악4중주 14번이나 들으면서 보내는 수 밖에....Band of Brothers의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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