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Black August

채권시황 2011. 8. 24. 22:27 Posted by sloan_sjchoi

한 달 이상 블로그를 떠나 있다 다시 복귀했다. 사실 지난 3주간은 생각을 정리하고 말고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어찌보면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비하면 채권시장은 상당히 차분한 흐름을 보여주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 핑계일수도 있지만, 이웃집 불난 상황을 어찌 모른척 할 수 있었겠는가.

지난 3주간의 중요한 fact만 한번 정리해보자.

1. 미국, 일본의 신용등급이 강등되었다.
일본이야 전례가 있지만 미국은 소위 사상 초유의 사태라 어떻게 반응할지 시장은 도대체 감이 없었다. 엄청난 불확실성이다. 금융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불확실성, 위험한 놈들은 일단 팔고 볼 일이다.

2. 유럽의 재정위기는 프랑스, 독일 등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PIGS라는 용어가 나온게 1년 전이다. PIGS 국가들은 유로존에서 좀 못나가는 애들이라서 불과 몇달전까지만 해도 크게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이 국가들에 대한 채권을 많이 들고 있는 프랑스 은행의 위기설이 모락모락 피어 오르더니 급기야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 루머가 시장에 돌기 시작했다. BNP, SocGen주가가 급락했다.

3. 전세계 주가가 급락했다.
8/1에서 8/23일까지 KOSPI -18%, DOW -8%, NIKKEI -12%, DAX -20% CAC -14% 하락했다. 외국인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와 재정위기로 고생하는 유로존 하락폭이 더 컸음을 알 수 있다.

4. 채권 금리가 급락했다.
금융위기에 한국 채권 가격의 급등, 참 특이한 사실이다. IMF, Lehman사태 모두 한국의 주식, 채권, 외환시장은 맛이 갔는데 이번에는 한국 채권 금리가 급락한 것이다. 전례가 없던 일이라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확실히 고무적인 사실임은 틀림이 없다. (미국채 금리도 등급 하락에도 불구하고 급락)

5. 8월 금통위는 금리를 동결, Fed는 2013년 중순까지 제로금리 수준 유지하기로 했다.
물가 부담은 여전하나,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로 금통위원 전원이 동결을 결정하였고 딱히 뭐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Fed는 현금리수준을 2년 동안 유지하겠다고 결정했다.

6. 글로벌 안전자산 금값, 엔화, 스위스 프랑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금값은 1온스당 1850불까지 상승했고, 스위스 프랑은 1달러당 0.7884프랑, 엔화는 76.5엔까지 하락(절상)했다.
==> 짧게 정리하면 미신용등급 하락, 더블딥 우려의 증폭, 유럽 재정위기의 확산등에 의한 불확실성 가중으로 globally, 위험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되었으나 한국 채권시장은 매우 안정적인 가격흐름을 시현중에 있다.

채권시장을 살펴보자. 국고3, 5, 10년 금리가 3.46%, 3.60%, 3.84% 까지 내려왔다. 전월말 대비 30bp이상 하락했고 특히 10년물의 강세가 두드러져 보인다. 하지만 시중에 돈이 많다는 이유, 한국 채권자금은 과거와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이유 등으로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시장 참여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현재 금리 레벨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추가적인 주가 하락(아직까지 그 가능성을 높게 보는 사람은 매우 많다.)의 트리거는 신용경색이 될 것이며 그때의 Credit crunch로부터 한국 채권이 자유로울수 있겠는가? 나는 솔직히 의문이다. 비관론자는 절대 아니지만 리스크 관리는 분명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내려온 국채 금리 레벨과 약간 확대된 회사채 스플을 고려하여 양자간의 교체도 고려해 볼 것이다. 그리고 국채 이익실현 후 3, 6개월 단기 예금도 괜찮아 보인다. 이런 저런 생각해보다가 지난 2월에 국채 10년, 20년이 4.8%, 4.9%에서 놀았던 사실을 보면서 저 때 미친척하고 질러 놓았음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정말 저금리가 고착화되면 지금이라도 4% 초반 공사채 사서 파킹해야되나 고민도 된다. 당분간은 하락의 관성을 즐기는게 맞아 보이긴 하지만 단기매매로 들어가긴 겂나고....잡주 상따하는것도 아니고...없던 두통이 생겼다.

다시 한번 마음을 추스리자. 올만큼 왔다고 보고 짧게 가자. 무게 중심은 숏에 두고 리스크 관리하는 쪽으로 나는 갈 것이다. 하지만 7월말에 채권 담았듯이 유연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전황이 바뀌면 장수의 전술도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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