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read Strategy의 개념

채권ABC 2010. 7. 21. 18:04 Posted by sloan_sjchoi
최근 한은은 정책 금리를 25bp인상했다. 하지만 시장은 조금 놀랐다가 다시 정책금리 인상분은 이미 시장에 반영 되어 있다는 인식 확산으로 현재는 오히려 인상 전 보다 낮은 금리 수준으로 돌아와 버렸다. 금리 레벨이 인상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면 채권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가장 큰 변화는 장단기 스프레드가 준 것이다. 정책금리 인상으로 short tenor의 금리가 오른 반면 long tenor의 금리는 크게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하락하여 두 채권 금리의 차이가 줄어든 것이다. 채권 매니저들은 장단기 금리차이를 이야기하는 tenor spread외에도 신용등급이 다른 채권간의 금리차를 이야기하는 credit spread, 현물과 스왑의 금리차를 이야기하는 bond-swap spread, CRS와 IRS의 금리차를 의미하는 swap basis 등 두 채권 사이의 관계에 상당히 관심이 많은데 그 이유는 이 스프레드를 이용하여 돈을 벌수 있기 때문이다.

쉬운 예를 들어보자. 압구정동 현대 30평이 14억 정도, 서초동 삼풍 30평이 9억 정도 나간다고 - 뭐 아주 무리한 가정은 아닌것 같다 - 가정하자. 강남의 30평대 아파트이지만 두 아파트의 가격 차이는 한 5억 정도가 벌어져 있다. 그런데 80년대 말, 90년대 초에만 해도 서초동 삼풍이 조금 더 비싼 적도 있었고 압구정 현대가 비싸다고 해도 그 차이가 아주 크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부동산 시장의 여러가지 가격 결정변수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가격만 보자. 20년 동안 두 아파트의 가격 차이의 평균이 3억이라고 가정한다면 지금 두 아파트의 가격 차이인 5억은 평균을 많이 벗어 나 있는 것이다. 만약 현재의 가격 차이가 평균인 3억으로 회귀한다면 소위 'mean reverting' 한다는 확신이 있다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거래비용이나 대차거래의 가능성을 생각하면 좀 복잡하니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 완전히 효율적인 시장이라고 가정하면 답은 이렇다. 압구정 현대를 공매도하고 서초동 삼풍을 사서 둘 사이의 가격 차이가 3억이 될 때 서초동 삼풍을 팔고 압구정 현대를 사서 갚으면 된다.

부동산 시장이 bullish하건 bearish하건 그 방향성은 돈 버는데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Spread Strategy를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은 둘 사이의 가격차이에만 관심이 있다. 그 차이가 예상대로만 움직여주면 돈을 벌수 있기 때문이다. 두 아파트의 가격이 다 올라서 압구정 현대는 15억, 서초동 삼풍은 12억이 되었다고 하자. 공매도한 압구정 현대가 오르긴 했지만 서초동 삼풍이 더 올랐으니 투자자는 이익을 본다. 아파트 값이 내려서 압구정 현대가 11억이 되고 서초동 삼풍이 8억이 되었다고 하자. 내가 산 서초동 삼풍이 내리기는 했지만 내가 공매도한 압구정 현대가 더 내렸기 때문에 투자자는 이익이다. 이것이 Spread Strategy의 거래 메카니즘이다. 물론 거래비용이 부동산 시장은 아주 크기 때문에 이런 거래가 자유롭게 이루어지지는 못한다. 

Anyway, 모든 금융시장에서의 Spread 거래는 이러한 논리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채권시장으로 돌아와서 얘기한다면 금리가 몇%가 될거냐가 아니라 채권 사이의 스프레드가 몇 bp가 될 것인가에 베팅하는 것이 Spread 거래의 핵심이다. 거래의 기본 단위가 크고 특히 스프레드 거래는 레버리지가 장난 아니기 때문에 조금만 예상이 빗나가도 엄청난 손실을 보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LTCM의 US Treasury 30yr, on-the-run(short)과 off-the-run(long)간의 스프레드 거래 및 러시아 국채(long)와 미국채(short)간의 거래이다. 1998년 8월 17일, 러시아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스프레드 축소에 베팅한 LTCM은 단 5주만에 3 Billion을 잃고 전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아갔다. 그 엄청난 이벤트의 이면에 숨어 있는 진실도 사실 압구정 현대와 서초동 삼풍의 사례와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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