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에서는 어떻게 돈을 벌까요?

채권ABC 2010. 7. 20. 14:34 Posted by sloan_sjchoi

한국 주식시장에는 선진국 주식 시장에 비해서 소위 재야의 고수들이 많다. 적립식 펀드, 간접 투자 등의 개념이 이제는 대부분 사람들에게 편안한 개념이고 개인 투자 하다가 많은 손실을 경험해 본 개인들은 속 편하게 간접 투자하는 것이 낮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해서 실제로 많은 자금이 펀드로 흘러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유달리 개인 투자 비중이 월등히 높고 주가지수 선물/옵션 시장은 전세계 최고의 유동성과 거래량을 자랑하는 수준까지 발달하였다. 주식을 투자하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다. 이로 인한 매매차익을 목적으로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것이다. 물론 보유하고 있는 동안의 배당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들에게 주식은 매매차익을 얻기 위한 수단이다.

이와 유사하게 돈을 버는 구조의 상품이 부동산이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사서 높은 가격에 그 아파트를 팔고 나오는 것이다. 월세로 돌리고 전세로 돌리고 고정적인 소득을 바라고 투자하는 부동산 임대업자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돈없는 개인들이 원하는 부동산 투자의 로직은 'buy low sell high'이다.

개인적으로 주식과 부동산이 개인 투자가에게 친숙한 이유는 돈버는 로직이 간단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채권 투자는 어떠한가? 주변에서 채권 투자해서 돈 벌었다는 사람들을 본적이 있는가? 있다면 만나는 사람들의 수준이 높거나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왜 채권 투자를 통해서 돈 번 사람을 만나기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를 해서 돈 번 사람보다 만나기 어려운 것일까? 돈을 어떻게 버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돈 10억을 투자해서 1년이 지났을 때 내 손에 얼마가 떨어질지에 대한 로직이 없이 어떻게 돈을 벌 수 있겠는가. 채권시장에서 어떻게 돈 버는지 한 번 고민해보자.

먼저 채권의 가격은 금리로 표현됨을 알아야 한다. 오늘 국고10년 얼마예요? 전화해서 이렇게 물어보면 92/93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해준다. 앞단의 3 또는 4% 이런 금리들은 다 안다고 가정하고 소수점 아래 두자리를 불러주는 것이다. 오늘 금리로 보면 국고채 10년이 4.92% 팔자, 4.93% 사자 이거를 92/93 로 코트하는 것이 시장의 관례이다. 금리와 채권의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즉 금리가 내리면 내가 가지고 있던 채권의 가격이 오르고 금리가 오르면 내가 가지고 있던 채권의 가격이 내린다. 내가 오늘 4.92%에 매입한 국고채 10년이 일주일 후에 4.72%가 되었다고 가정하자. 금리가 내렸으니 돈을 벌어야 한다. 얼마나 벌었을까? 채권의 기본 거래 단위가 100억임을 감안하면 매니저들은 통상 100억*듀레이션* 금리 변동분 만큼을 채권 가격 변동분으로 인식한다. 즉, 내가 샀을 때 보다 금리가 0.2% 내리면 100억*7년*20bp = 1.4억 정도 이익이 생기는 거다.

앞에서 언급된 듀레이션에 대한 개념은 채권 투자를 이해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라 좀 더 긴 설명이 필요하지만 간단히 듀레이션이 길면 가격에 대한 민감도 즉 금리가 변할 때 가격이 더 많이 변한다 정도만 이해하고 넘어가자. 그래서 방향성을 가지고 채권 트레이딩 하는 선수들은 금리가 확실이 내릴 것이라 생각하면 롱 듀레이션 채권을 사서 가지고 가고 금리가 오를 것 같다고 생각하면 듀레이션이 짧은 채권을 사서 보유 기간동안의 이자를 챙기면서 기다린다.

2008년 말 국내 증권사 상품계정에서 채권 하는 친구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전해진다. 주니어들이 3-4억, 좀 높은 분들은 10억 이상의 보너스를 챙겨갔다는 후문이 있다. 6% 초반의 금리가 한달 안되는 기간 동안 2%, 200bp이상 빠진 것이다. 리만 사태로 이머징마켓에 속한 한국 금융시장에서 돈이 확 빠져나가면서 주식, 채권, 원화가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6% 이상에서 놀던 국고10년 금리가 전세계 국가 공히 공격적으로 정책금리를 인하하면서 4% 초반까지 하락한 것이다. 100억 투자한 투자가는 한 달 동안 14억, 1000억이면 140억의 투자수익을 낸 것이다. 금리는 주가에 비해서 상당히 낮은 변동성을 보여주는 반면 투자의 기본단위 (통상 100억)가 크기 때문에 절대금액 기준의 손익은 상당히 크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지금까지 보여준 사례는 소위 '수익률 예측전략'이라고 불리는 적극적 투자전략의 하나이다. 그럼 채권으로 돈 버는 방법이 이것 뿐인가? 답은 No이다. 이래서 채권이 어려운 것이다. 물론 방향성에 베팅하는 것의 성과가 가장 확실하다. 반면 방향을 반대로 탔을 경우의 손실 또한 엄청나다. 그래서 다양한 투자 방법들이 실제로 투자의 세계에서는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다음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채권AB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장률 베타  (0) 2010.07.30
정책금리 인상期 채권투자 전략  (0) 2010.07.26
공매도(Short Sale)  (0) 2010.07.22
Spread Strategy의 개념  (0) 2010.07.21
수익률 곡선 타기(Riding the yield curve)  (1) 2010.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