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스태그플래이션

채권시황 2011. 3. 1. 22:48 Posted by sloan_sjchoi
3월 첫거래일이었던 어제 채권시장은 보합에서 마감했다. 아래위로 변동폭이 조금 컸지만 "방향 잡기가 힘들다." "금통위까지는 두고보자" 결론이 났다. 오늘 아침은 어제 미국 채권시장의 약세를 반영하여 우리 채권시장도 약세 출발이 예상되지만 내 생각에 방향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작년 하반기 채권시장 랠리의 market driver가 수급이었다면 1월달 금리 급등은 inflation우려, 2월 금리 하락은 급등에 따른 기술적 하락과 유가 급등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였다. 2월말부터는 리비아 사태가 악화되면서 유가의 추가 급등이 물가 상승 뿐만 아니라 경기둔화를 초래 할 것이라는 우려가 인지되면서 Stagflation이 논객들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 여담이지만, 애널리스트들을 만나보면 테마를 잘 잡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fact만 나열하는 사람들도 있다. 애널리스트라는 직업의 본질은 자기 생각을 파는 것이다. 말이 많을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정말 중요한 market driver 하나를 잘 찍어서 설명하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핵심역량이다. 매니저로서 애널리스트 리포트 읽을 때 잡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이다. -

물가부터 보자. 1월 CPI가 4.1%, 2월 CPI가 4.5%로 발표되었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3월은 5% 넘어가도 뭐 놀랄일이 전혀 아니다. 성장은 어떤가? 선행지수도 반등했고 미국경제지표 특히, 고용 개선의 조짐이 완연하다. 2년 동안 그렇게 돈을 풀었는데 이 정도 좋아지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북아프리카發 리스크는 이제 한달 밖에 안된 이벤트지만 돈을 푼것은 2년 동안 지속되어 온 fact이다. 같은 위상으로 그 영향을 분석해서는 안된다. 물가와 성장이 모두 채권시장에는 악재다. 약세론자들의 cliche다.

그런데 한국 채권 시장의 반응은 왠지 mediocre하다. 이유는 바로 금리 선반영과 정책리스크다. 금리는 이미 물가와 성장에 대한 우려를 다 반영했고 한은이 상식대로 안 움직인다는 말이다. 금리 선반영은 차치하고 금통위만 본다면 올려야할 때 못 올리고 동결할 때 올리고 시장과는 반대로 갔다. 최근에는 전세금 올린다고 빚 왕창 다시 낸 사람들의 아우성도 신경이 쓰인다. 주택시장도 최근에 반짝하는 분위기인데 금리 올리자니 찜찜하다. 결정적으로 예상하지 않았던 MENA지역의 리스크가 고민의 한 가운데로 들어와 버렸다.

Stagflation 논의의 단기 결과는 한은이 10일 금통위에서 내려줄 것이지만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물가가 상충할 때 한은이 어떤 판단을 내릴 것 같은가? 지금까지의 스탠스만 본다면 동결이 더 유력해 보인다. 강세론의 다른 이유로 외국인 선물 매수가 다시 재개되었다. 환율이 1130원 근처까지 올랐으니 1100원까지만 가도 금리 좀 오르는 것은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우리 입장에서야 금리가 더 올라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외국인 입장에서는 지금도 매력적으로 보일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매수세 지속의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나는 3월 한달도 금리가 다시 올라가기 힘들다고 본다. 악재의 금리 선반영과 금통위의 consistent inconsistency가 그 근거다. 설령 금리가 중폭 상승한다 해도 flat curve의 형태는 유지될 것이라 예상한다.따라서, 10-3, 10-5 포지션은 그대로 유지하고 10-6, 10-2, 9-4, 3년물 형제들만 가지고 딜링 기회를 찾아보려고 한다. -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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