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주차 전망

채권시황 2010. 10. 11. 10:14 Posted by sloan_sjchoi
출장 2주 다녀왔더니 금리가 3.28%까지 내려와 있다. 역사적 저점이 3.24%이니 지금 분위기만 봐서는 뚫고 내려가는 것은 시간 문제인 듯 하다. Short view의 Sell side 애널들도 이제는 다들 롱으로 돌아섰다. 지속되는 뭇매에 장사가 있나...이제는 더 버틸 체력이 없을 만도 하다. 정말 채권시장의 강세는 지속될 수 밖에 없는가? 이제는 곰곰히 살펴볼 때가 되었다.

1. Long view의 Rationale
(1)수급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거나 또는 하락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것으로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는 박종연, 공동락, 염상훈 등이다. 이들의 Market driver는 다른 것이 없다. 수급이다. 펀더멘탈과 통화정책을 조금 언급하고는 있지만 금리 하락의 근거는 양적완화에 근거한 글로벌 유동성의 이머징 국가로의 유입이다. 채권시장에 돈이 넘친다는 말이다.

버냉키는 달러를 찍어내서 국채를 계속 매입해 주겠다고 선언했다. 내수도 내수지만 인위적으로 달러를 약세로 만들어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올리겠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현재 10년 기준 2.5%를 하회하는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럼 윤전기로 찍어낸 달러는 어디로 흘러가는가?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좋고 금리가 높은 이머징 마켓으로 가게될 것이다.

최근 급격한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을 생각해보자. 한국으로 돈이 계속 들어오면 원화는 절상되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수출 경쟁력 약화로 성장률 둔화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반면 수출은 둔화되더라도 수입 물가 하락으로 물가 상승 위험은 제한적일 수 있다. 수출이 안되면 내수를 살려서 경제성장 해야하는데 금리를 올려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리해보면 어찌 되었건 한국의 금리는 하락 압력이 더 강해질 수 밖에 없다.
1) 성장률 둔화 --> 금리하락
2) 수입물가 하락 --> 물가위험 하락 --> 금리하락
3) 내수확대 --> 금리인상 어렵다.

공급 측면에서는 국고채 하반기 발행 물량의 축소가 먼저 떠오른다. 주지하듯이 정부는 전년말 국고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고 국채를 발행한다. 그런데 올해는 상반기에 발행 물량이 많아서 월평균 발행 물량이 많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돈은 많은데 살 수 있는 채권이 없는 셈이다.

(2)정책: 김중수 총재가 과연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인가?
경제 펀더멘털만 본다면 사실 경기 회복세가 대부분의 경제권역에서 꺽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 또한 정책금리를 올리기는 조금 어려워 보인다. 또한 최근 급속도로 하락한 원달러를 보고도 금리를 올려 추가적인 환율 하락을 조장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다만, 금리 인상 기회를 여러번 놓쳤고 물가 부담도 여전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굳이 다시 주장하고 있는 총재의 최근 스탠스를 보면 정책금리 25bp 정도의 인상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채권시장이 강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이다.

(3)펀더멘털
앞서 잠간 언급하였는데 hawkish stance를 지닌 애널들의 근거가 되었던 상대적으로 양호하던 한국의 경제지표들도 4분기에는 회복세에서 둔화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1), 2), 3) 모두 해석상의 bias가 약간은 있지만 금리 하락이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어 보인다.
 
2. Short view의 Rationale
듀레이션 줄여라고 주장하는 애널은 단 한명이다. 키움의 유재호 Strategist이다. 그의 주장을 한번 확인해 보자.

(1)수급
먼저 Fed의 양적완화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처음 언급한 기관은 골드만삭스이다. 11월~12월 1조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9월에 언급하였는데 실제 최근 시장참여자들의 서베이 조사는 그 규모가 작거나 추가 양적완화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준 멤버들 중에서도 양적완화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따라서 시장에 널리 알려진 1조달러 규모의 양적완화가 실제로는 그만큼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유재호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그리 된다면 시장에 충격은 상당할 것이다.

(2)정책
통화정책의 글로벌 공조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있다고 유재호는 생각한다. 통화정책은 각국의 경제상황을 반영하여 실행되는 것이 상식이다. 실제로 호주의 경우 9월 의사록 발표 이후 최근 2년물이 52bp, 10년물이 25bp 상승하는 모습을 시현하였다. 아마도 유재호는 호주는 호주 나름의 이유 때문에 금리가 올랐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한국도 한국 나름의 이유가 있다면 금리가 올라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성장률, 물가 모두 상승의 논리로서 충분하다.

3. 내생각
주식시장에는 PER라는 개념이 있다. 1년에 1000억 버는 회사의 시가총액이 1조이면 PER는 10이다. 최근에는 Korea discount가 많이 해소되었지만 과거 한국의 기업은 동일한 수익 창출능력을 갖추어도 선진국 증시에 있는 기업에 비해서 저평가되는 즉, PER 값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 최근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러브콜을 보고 있으면 채권의 PER(그냥 느낌만 가지고 가자.)가 올라가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실질이자율, 인플레이션 모두 상승할 위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현상이 마치 한국 채권시장 자체의 질적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막상 써 놓고 나니 너무 억지 같기도 하다만...내 블로그니까. ㅋ

그러나, 우리가 주가지수 1000을 7전8기의 정신으로 넘었듯이 채권가격도 전고점을 쉽게 넘어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넘어가더라도 오히려 채권시장에는 셀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급 장세가 끝나면 어느 정도의 금리 되돌림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롱! 롱!을 외치고 있을 때 숏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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