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제목과 같은 생각을 가진 매니저나 애널들이 많아지고 있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금통위에서 정책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중장기 금리의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왜 그럴까? 이번 기회에 한번 공부해 보고 가자.

Term structure 이론 중에서 유동성 선호설이 있는데 이 이론은 투자자가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경우는 장기간 돈이 묶여 있기 때문에 그 위험에 대한 보상을 원한다. 따라서 장기채권의 금리가 단기채권의 금리보다 더 높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8/18일에 쓴 이자율기간구조를 참고하라.)
 
이를 금리경로에 적용하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 단기 금리가 올라가고 단기채권의 매력도가 증가한다. 이 경우 장기채권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장기채권을 매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장기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반대로 단기 금리가 내려가면 장기채권의 매력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장기 금리도 하락하게 된다.
상식적 결론: 정책금리 인상/인하 --> 단기금리 상승/하락 --> (시차를 두고) 장기금리 상승/하락

단기, 장기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 등의 금융기관 조달비용이 하락하게 되고 이에 연동하는 대출, 수신 금리도 하락하여 가계의 저축 유인은 감소하고 소비가 늘어나며 기업의 설비투자도 증가하여 경제도 성장한다. 이 flow가 통화정책이 금리경로를 통해 소비, 투자 등의 총수요를 변화시키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로직이다.

지금까지가 상식이라면 지금부터는 Conundrum이다. 정책금리를 올려 단기채권의 매력도가 증가했는데도 별 매력이 없는 장기채권만 계속 사서 장기 금리는 정체하거나 오히려 내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Greenspan's conundrum을 다시 한번 보자. 그래프에서 보듯이 Fed rate을 올리니까 2년 Treasury 금리는 계단을 따라서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올라간 반면 Treasury 10년은 4% ~ 5%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였을 뿐이다. 2004년 초부터 2006년 중반까지 2년 반동안 발생한 현상이다.


주지하다시피 이 수수께끼의 해답은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던 중국이나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장기채권을 지속적으로 매수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밝혀졌지만 중장기 금리라는 것은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을 반영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기 금리와는 달리 장기 금리는 경제의 펀더멘탈을 반영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단기 금리와 연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좀 더 보편적인 해답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채권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는 "금리를 올려도 금리는 내린다"는 주장의 근거는 1)Greenspan's conundrum의 해답과 2)보편적인 해답 두 가지가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정리해보면 통화정책과 무관한 중장기 금리 하락의 이유는 아래와 같다.

근거1: 수급논리 --> 수요우위
먼저 펀더멘탈이 양호하면서 금리가 높은 한국 채권의 매력도가 연일 급락하고 있는 달러표시 미국 Treasury에 비해서 높기 때문에 중국 같은 나라에서 한국 중장기채를 매수한다. 차익거래 목적으로 단기채권을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통화 다변화 등의 이유로 중장기채를 매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금리를 2.5%로 올린다고 하더라도 이 매수세는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실세 금리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근거2: 실물경기 --> 둔화우려
통화정책보다는 실물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중장기 금리는 경기회복세 둔화에 영향을 받아 상승하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또한 양적완화를 통한 세계 각국의 공격적 자국통화 절하 움직임은 원달러 하락과 이에 따른 한국의 수출경쟁력 약화를 초래하여 경제성장률 둔화를 초래하고 시중 금리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시사점:
지금까지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금리가 하락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10월2주차 전망에서도 말했지만 시장이 모두 "롱"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근거1, 2가 반대로 움직일 경우 즉, 외국인 매수세가 매도세로 전환되거나 2005년 처럼 장기 국고채 발행물량이 확 늘어나거나 실물경기 둔화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물가 압력이 커질 경우에는 금리의 V자형 급반등세가 나타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총재의 의사결정도 궁금하지만 금통위 이후 채권시장의 움직임도 매우 흥미롭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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