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통화정책의 환율경로

채권ABC 2010. 10. 15. 18:01 Posted by sloan_sjchoi
최근 금통위의 의사결정에서 환율이 중요한 역할을 한 점을 감안하여 통화정책의 환율경로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앞서 금리경로를 통한 소비, 투자 등의 총수요와 물가에의 파급효과를 설명하였는데 이번에는 금리가 아닌 환율 변동으로 인한 총수요와 물가에의 영향력을 공부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먼저 도식적인 생각의 Flow를 한번 그려보자.
금리인상 --> 자본유입 --> 환율하락(통화가치절상) --> 수출감소/수입증가/물가하락
금리인하 --> 자본유출 --> 환율상승(통화가치절하) --> 수출증가/수입감소/물가상승

* 아래의 --- 사이에 들어있는 글은 읽지 말고 건너뛰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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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무 생각없이 들으면 다 맞는 말 처럼 들린다. 금리를 인상했을 때 자본이 유입되는 이유는 돈을 벌수 있기 때문인데 과연 그럴까?

블로그 개설 초기에 Interest rate Parity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기억하는가? 8/3일 작성한 글을 참고하라. IRP는 간단히 말해서 환율은 양국의 금리차를 반영하여 결정된 다는 환율 결정이론이다. 이는 단기 환율을 설명하는 이론이고 장기로는 구매력평가가설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의 환율경로는 IRP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상황하에서 국가간의 투자이익률 차이는 환율에 의해서 상쇄되어야 한다. 금리를 올리면 양국간의 금리차가 금리를 올린만큼 발생하고 금리가 오른 국가 통화의 스왑포인트가 올라야되니까 forward rate은 spot 보다 올라야 한다.

여기서 막혀버린다. IRP에서는 금리가 높은 나라 통화가 절하되어야 한다. 원달러 바꾸어 말하면 환율이 올라야 하는데 통화정책의 환율경로에서는 자본유입으로 환율이 하락한다고 말한다. 이는 spot과 forward의 차이로 이해하자. 원화를 사겠다고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이 엄청나게 들어오면 당장 spot 환율이 떨어질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괜히 IRP 얘기를 꺼냈나 싶기도 하지만...고민을 해야지 실력이 느니까 그대로 남겨 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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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은행 총재가 정책금리를 올리지 못한데에는 바로 이 환율의 영향이 컸다. 9월초까지만 해도 환율 이야기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는데 10월 금통위에서는 갑자기 환율 얘기가 기자간담회에 들어왔다. 왜냐하면 최근 미국, 일본등의 선진국이 엄청난 규모의 돈을 찍어내서 자국 통화 가치의 절하를 유도하고 있고 이로 인해 위안화를 비롯한 이머징 통화의 절상이 가파르게 진행 되었기 때문이다.

* 지난 2년 동안의 usd대비 환율이다. 순서대로 브라질레알, 중국위안, 태국바트, 한국원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미국에서 달러를 막 찍어내 달러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따라서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다. 다시한번 기억하자 환율은 무조건 상대적인 가치이다. 내가 가만 있어도 남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내 가치가 올라가는거다. 중국 위안화 등의 아시아 통화를 의도적으로 절상 시켜 이머징 국가들의 수출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려고 하는 의도이다.

아무것도 안하는데 수출경쟁력이 막 떨어지는 상황이다.....이런 상황에서 총재께서 금리를 올려서 원화가치를 더 상승하게 만드는 것은 여러가지 여건을 고려하더라도 참 하기 힘든 의사결정이었을 것이다.

천천히 곱씹어 생각하니 총재님이 이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