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통화정책의 환율경로

채권ABC 2010. 10. 15. 18:01 Posted by sloan_sjchoi
최근 금통위의 의사결정에서 환율이 중요한 역할을 한 점을 감안하여 통화정책의 환율경로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앞서 금리경로를 통한 소비, 투자 등의 총수요와 물가에의 파급효과를 설명하였는데 이번에는 금리가 아닌 환율 변동으로 인한 총수요와 물가에의 영향력을 공부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먼저 도식적인 생각의 Flow를 한번 그려보자.
금리인상 --> 자본유입 --> 환율하락(통화가치절상) --> 수출감소/수입증가/물가하락
금리인하 --> 자본유출 --> 환율상승(통화가치절하) --> 수출증가/수입감소/물가상승

* 아래의 --- 사이에 들어있는 글은 읽지 말고 건너뛰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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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무 생각없이 들으면 다 맞는 말 처럼 들린다. 금리를 인상했을 때 자본이 유입되는 이유는 돈을 벌수 있기 때문인데 과연 그럴까?

블로그 개설 초기에 Interest rate Parity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기억하는가? 8/3일 작성한 글을 참고하라. IRP는 간단히 말해서 환율은 양국의 금리차를 반영하여 결정된 다는 환율 결정이론이다. 이는 단기 환율을 설명하는 이론이고 장기로는 구매력평가가설이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통화정책의 환율경로는 IRP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운 상황하에서 국가간의 투자이익률 차이는 환율에 의해서 상쇄되어야 한다. 금리를 올리면 양국간의 금리차가 금리를 올린만큼 발생하고 금리가 오른 국가 통화의 스왑포인트가 올라야되니까 forward rate은 spot 보다 올라야 한다.

여기서 막혀버린다. IRP에서는 금리가 높은 나라 통화가 절하되어야 한다. 원달러 바꾸어 말하면 환율이 올라야 하는데 통화정책의 환율경로에서는 자본유입으로 환율이 하락한다고 말한다. 이는 spot과 forward의 차이로 이해하자. 원화를 사겠다고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이 엄청나게 들어오면 당장 spot 환율이 떨어질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괜히 IRP 얘기를 꺼냈나 싶기도 하지만...고민을 해야지 실력이 느니까 그대로 남겨 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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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은행 총재가 정책금리를 올리지 못한데에는 바로 이 환율의 영향이 컸다. 9월초까지만 해도 환율 이야기는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는데 10월 금통위에서는 갑자기 환율 얘기가 기자간담회에 들어왔다. 왜냐하면 최근 미국, 일본등의 선진국이 엄청난 규모의 돈을 찍어내서 자국 통화 가치의 절하를 유도하고 있고 이로 인해 위안화를 비롯한 이머징 통화의 절상이 가파르게 진행 되었기 때문이다.

* 지난 2년 동안의 usd대비 환율이다. 순서대로 브라질레알, 중국위안, 태국바트, 한국원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도 미국에서 달러를 막 찍어내 달러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따라서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원화가치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이다. 다시한번 기억하자 환율은 무조건 상대적인 가치이다. 내가 가만 있어도 남의 통화 가치가 떨어지면 내 가치가 올라가는거다. 중국 위안화 등의 아시아 통화를 의도적으로 절상 시켜 이머징 국가들의 수출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려고 하는 의도이다.

아무것도 안하는데 수출경쟁력이 막 떨어지는 상황이다.....이런 상황에서 총재께서 금리를 올려서 원화가치를 더 상승하게 만드는 것은 여러가지 여건을 고려하더라도 참 하기 힘든 의사결정이었을 것이다.

천천히 곱씹어 생각하니 총재님이 이해가 된다.



정책금리 동결後

채권시황 2010. 10. 14. 13:09 Posted by sloan_sjchoi
동결과 인상이 팽팽히 맞서던 채권시장 앞에서 총재가 동결의 손을 번쩍 들었다. 올려도 금리는 내린다고 시장이 예상하고 있었는데 동결했으니 금리는 급락할 수 밖에 없다. 점심 먹고 드러왔더니 국채선물 12월물이 56틱 올라 있다. 덕분에 국고3년 채권은 2004년 12월 역사적 저점인 3.24%를 뚫고 3.12%에 사자가 나와 있다.

어제 글에서 동결의 명분으로 환율과 경기둔화를 얘기했는데 총재도 역시 환율 여건의 변화와 대외 경기회복세 둔화를 이유로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금통위에서도 동결로 급등, 이번 금통위에서도 동결로 급등세를 연출한 총재인 만큼 이제 2010년 금통위는 금리 인상의 명분이 없어졌다. 물론 대통령이나 윤증현 장관이 올리라고 얘기하면 올리겠지만...

기자간담회 막판에는 장기채권 관련해서 "수수께끼"도 언급했다. 어제 채권abc에서 내가 언급했던 모든 이유를 총재가 다 활용한 셈이다. 시장에 있는 사람들이 활용하는 프레임이라는 것이 이렇듯 다 비슷비슷한 것이다. 어제 작성한 "금리를 올려도 금리는 내린다"를 다시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newsid=02250086593132920&SCD=DA11&DCD=A00102

결과는 나왔고... 연말, 연초 자금을 어떻게 투자할 지 고민이 시작되었다. 오전에 CSFB 후배에게 전화해서 ELS 상품을 문의해 보았는데 KOSPI와 S&P500을 활용해 6% 정도 수익률이 가능한 상품이라고 한다. 다음은 ELS에 대한 글을 공부하고 올려봐야겠다.

*에필로그
총재는 금융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하겠다고 하셨는데 아래의 그래프를 보면 알겠지만 금통위날 금리 변동성이 젤로 컸다. 클릭해보면 장대양봉이 두개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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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제목과 같은 생각을 가진 매니저나 애널들이 많아지고 있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금통위에서 정책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중장기 금리의 하락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왜 그럴까? 이번 기회에 한번 공부해 보고 가자.

Term structure 이론 중에서 유동성 선호설이 있는데 이 이론은 투자자가 장기채권에 투자하는 경우는 장기간 돈이 묶여 있기 때문에 그 위험에 대한 보상을 원한다. 따라서 장기채권의 금리가 단기채권의 금리보다 더 높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8/18일에 쓴 이자율기간구조를 참고하라.)
 
이를 금리경로에 적용하면 정책금리를 인상하면 단기 금리가 올라가고 단기채권의 매력도가 증가한다. 이 경우 장기채권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장기채권을 매각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장기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반대로 단기 금리가 내려가면 장기채권의 매력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장기 금리도 하락하게 된다.
상식적 결론: 정책금리 인상/인하 --> 단기금리 상승/하락 --> (시차를 두고) 장기금리 상승/하락

단기, 장기 금리가 하락하면 은행 등의 금융기관 조달비용이 하락하게 되고 이에 연동하는 대출, 수신 금리도 하락하여 가계의 저축 유인은 감소하고 소비가 늘어나며 기업의 설비투자도 증가하여 경제도 성장한다. 이 flow가 통화정책이 금리경로를 통해 소비, 투자 등의 총수요를 변화시키고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로직이다.

지금까지가 상식이라면 지금부터는 Conundrum이다. 정책금리를 올려 단기채권의 매력도가 증가했는데도 별 매력이 없는 장기채권만 계속 사서 장기 금리는 정체하거나 오히려 내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Greenspan's conundrum을 다시 한번 보자. 그래프에서 보듯이 Fed rate을 올리니까 2년 Treasury 금리는 계단을 따라서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올라간 반면 Treasury 10년은 4% ~ 5%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였을 뿐이다. 2004년 초부터 2006년 중반까지 2년 반동안 발생한 현상이다.


주지하다시피 이 수수께끼의 해답은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던 중국이나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 장기채권을 지속적으로 매수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밝혀졌지만 중장기 금리라는 것은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을 반영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기 금리와는 달리 장기 금리는 경제의 펀더멘탈을 반영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단순하게 단기 금리와 연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좀 더 보편적인 해답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채권시장에서 회자되고 있는 "금리를 올려도 금리는 내린다"는 주장의 근거는 1)Greenspan's conundrum의 해답과 2)보편적인 해답 두 가지가 결합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정리해보면 통화정책과 무관한 중장기 금리 하락의 이유는 아래와 같다.

근거1: 수급논리 --> 수요우위
먼저 펀더멘탈이 양호하면서 금리가 높은 한국 채권의 매력도가 연일 급락하고 있는 달러표시 미국 Treasury에 비해서 높기 때문에 중국 같은 나라에서 한국 중장기채를 매수한다. 차익거래 목적으로 단기채권을 매수하는 것이 아니라 통화 다변화 등의 이유로 중장기채를 매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책금리를 2.5%로 올린다고 하더라도 이 매수세는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실세 금리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근거2: 실물경기 --> 둔화우려
통화정책보다는 실물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중장기 금리는 경기회복세 둔화에 영향을 받아 상승하기 힘들 가능성이 크다. 또한 양적완화를 통한 세계 각국의 공격적 자국통화 절하 움직임은 원달러 하락과 이에 따른 한국의 수출경쟁력 약화를 초래하여 경제성장률 둔화를 초래하고 시중 금리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시사점:
지금까지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중장기 금리가 하락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10월2주차 전망에서도 말했지만 시장이 모두 "롱"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근거1, 2가 반대로 움직일 경우 즉, 외국인 매수세가 매도세로 전환되거나 2005년 처럼 장기 국고채 발행물량이 확 늘어나거나 실물경기 둔화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물가 압력이 커질 경우에는 금리의 V자형 급반등세가 나타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총재의 의사결정도 궁금하지만 금통위 이후 채권시장의 움직임도 매우 흥미롭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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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Bond Market (Sector 중심으로)

채권ABC 2010. 10. 13. 07:29 Posted by sloan_sjchoi
연준의 양적완화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금융시장에 대한 머리아픈 고민들 대신에 이번에는 미국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머리 좀 식히는 차원이다.

먼저 목차부터 세우고...
1. Treasury
2. Agency
3. Municipal
4. Corporate
5. MBS & ABS

1. Treasury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이다. Market, credit, volatility 등등 여러가지 리스크 요인을 고려할 때 졸라 위험한 채권이지만 무위험채권으로 간주되는 채권이다. 만기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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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Bills: 4, 13, 26주 만기(1개월, 3개월, 6개월의 느낌)로 발행된다. 할인발행되어 만기에 Par를 주는 payoff 구조이다.
2)Notes: 2, 5, 10년 만기로 발행된다. 예전에는 7년 짜리도 발행되었다고 하고...2년과 10년이 시장의 주요 관심이다. 2년은 매달, 5, 10년은 분기 단위로 발행된다.
3)Bonds: 30년 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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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넘어가면 좋은 다른 내용은 △새롭게 발행되어 나오는 국채를 on the run, 직전까지 on the run이었던 채권으로 이제 한단계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진 국채를 off the run이라고 하는 것 △가격이 32분모 단위로 quote된다는 것 △TIPS(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가 1997년부터 발행된 점  정도이다.

2. Agency
한국 기준으로는 공사채 정도의 신용을 가진 채권이다. 금융위기로 유명해진 프레디맥, 패니매 등이 대표적인 Agency이다. 국채보다는 금리가 조금 더 높고 왠만하면 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주로 중국, 일본 등이 외환보유고 투자처로 많이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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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Federally related institutions: TVA(Tennesse Valley Authority), GNMA(Government National Mortgage Association)이 발행한 채권은 미국 정부가 100% 보증한다.
2)Government Sponsored Enterprises: 미 의회에 의해서 설립되었지만 privately 소유된 기관인Fannie Mae, Freddie Mac이 발행한 채권은 100% 미국 정부에 의해서 원리금 지급이 보증되지는 않는다.

3. Municipal
지방 정부, 캘리포니아 州, 뉴욕 市, 오렌지 카운티 등에서 발행하는 채권이다. mini bonds, munis등으로 불리고 통상 특정 프로젝트 수행 - 다리 짓기, 학교 세우기 등 - 을 위해서 발행된다. 지방 정부의 재정수입 등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default risk는 issuing entity 마다 많이 다르다고 한다. 단, 쿠폰에 대한 federal tax가 면제되어 세금에 민감한 부자들의 관심이 많은 채권이다.

4. Corporate
회사채는 다들 알테니 Investment grade bond와 High-yield(Junk) bond로 구분할 수 있다는 정도를 체크하고 그 기준은 BBB+ 라는 사실 정도만 알고 가자. 아래 Wall street journal의 회사채 시가표를 참고하라.


5. MBS & ABS
한국의 MBS 시장이 아직 도입기에 있는 수준이라면 미국의 MBS 시장은 엄청나게 크다. 몇년전에 본 기억이지만 전체 채권 발행잔액의 30% 가까운 섹터가 MBS 였던것 같다. 자세한 내용은 "신종채권" category를 참고하라.

- 이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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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주차 전망

채권시황 2010. 10. 11. 10:14 Posted by sloan_sjchoi
출장 2주 다녀왔더니 금리가 3.28%까지 내려와 있다. 역사적 저점이 3.24%이니 지금 분위기만 봐서는 뚫고 내려가는 것은 시간 문제인 듯 하다. Short view의 Sell side 애널들도 이제는 다들 롱으로 돌아섰다. 지속되는 뭇매에 장사가 있나...이제는 더 버틸 체력이 없을 만도 하다. 정말 채권시장의 강세는 지속될 수 밖에 없는가? 이제는 곰곰히 살펴볼 때가 되었다.

1. Long view의 Rationale
(1)수급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거나 또는 하락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것으로 예상하는 애널리스트는 박종연, 공동락, 염상훈 등이다. 이들의 Market driver는 다른 것이 없다. 수급이다. 펀더멘탈과 통화정책을 조금 언급하고는 있지만 금리 하락의 근거는 양적완화에 근거한 글로벌 유동성의 이머징 국가로의 유입이다. 채권시장에 돈이 넘친다는 말이다.

버냉키는 달러를 찍어내서 국채를 계속 매입해 주겠다고 선언했다. 내수도 내수지만 인위적으로 달러를 약세로 만들어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올리겠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현재 10년 기준 2.5%를 하회하는 수준의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럼 윤전기로 찍어낸 달러는 어디로 흘러가는가?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좋고 금리가 높은 이머징 마켓으로 가게될 것이다.

최근 급격한 자금 유입이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을 생각해보자. 한국으로 돈이 계속 들어오면 원화는 절상되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수출 경쟁력 약화로 성장률 둔화의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반면 수출은 둔화되더라도 수입 물가 하락으로 물가 상승 위험은 제한적일 수 있다. 수출이 안되면 내수를 살려서 경제성장 해야하는데 금리를 올려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리해보면 어찌 되었건 한국의 금리는 하락 압력이 더 강해질 수 밖에 없다.
1) 성장률 둔화 --> 금리하락
2) 수입물가 하락 --> 물가위험 하락 --> 금리하락
3) 내수확대 --> 금리인상 어렵다.

공급 측면에서는 국고채 하반기 발행 물량의 축소가 먼저 떠오른다. 주지하듯이 정부는 전년말 국고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고 국채를 발행한다. 그런데 올해는 상반기에 발행 물량이 많아서 월평균 발행 물량이 많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돈은 많은데 살 수 있는 채권이 없는 셈이다.

(2)정책: 김중수 총재가 과연 10월 금통위에서 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인가?
경제 펀더멘털만 본다면 사실 경기 회복세가 대부분의 경제권역에서 꺽이고 있기 때문에 한국 또한 정책금리를 올리기는 조금 어려워 보인다. 또한 최근 급속도로 하락한 원달러를 보고도 금리를 올려 추가적인 환율 하락을 조장할 이유는 없어보인다. 다만, 금리 인상 기회를 여러번 놓쳤고 물가 부담도 여전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굳이 다시 주장하고 있는 총재의 최근 스탠스를 보면 정책금리 25bp 정도의 인상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채권시장이 강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이다.

(3)펀더멘털
앞서 잠간 언급하였는데 hawkish stance를 지닌 애널들의 근거가 되었던 상대적으로 양호하던 한국의 경제지표들도 4분기에는 회복세에서 둔화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1), 2), 3) 모두 해석상의 bias가 약간은 있지만 금리 하락이라는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어 보인다.
 
2. Short view의 Rationale
듀레이션 줄여라고 주장하는 애널은 단 한명이다. 키움의 유재호 Strategist이다. 그의 주장을 한번 확인해 보자.

(1)수급
먼저 Fed의 양적완화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처음 언급한 기관은 골드만삭스이다. 11월~12월 1조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9월에 언급하였는데 실제 최근 시장참여자들의 서베이 조사는 그 규모가 작거나 추가 양적완화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준 멤버들 중에서도 양적완화에 대해 회의적인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따라서 시장에 널리 알려진 1조달러 규모의 양적완화가 실제로는 그만큼 실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유재호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 그리 된다면 시장에 충격은 상당할 것이다.

(2)정책
통화정책의 글로벌 공조가 지나치게 강조되어 있다고 유재호는 생각한다. 통화정책은 각국의 경제상황을 반영하여 실행되는 것이 상식이다. 실제로 호주의 경우 9월 의사록 발표 이후 최근 2년물이 52bp, 10년물이 25bp 상승하는 모습을 시현하였다. 아마도 유재호는 호주는 호주 나름의 이유 때문에 금리가 올랐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한국도 한국 나름의 이유가 있다면 금리가 올라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을 것이다. 그의 논리에 따르면 성장률, 물가 모두 상승의 논리로서 충분하다.

3. 내생각
주식시장에는 PER라는 개념이 있다. 1년에 1000억 버는 회사의 시가총액이 1조이면 PER는 10이다. 최근에는 Korea discount가 많이 해소되었지만 과거 한국의 기업은 동일한 수익 창출능력을 갖추어도 선진국 증시에 있는 기업에 비해서 저평가되는 즉, PER 값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 최근 한국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러브콜을 보고 있으면 채권의 PER(그냥 느낌만 가지고 가자.)가 올라가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실질이자율, 인플레이션 모두 상승할 위험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계속 상승하는 현상이 마치 한국 채권시장 자체의 질적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막상 써 놓고 나니 너무 억지 같기도 하다만...내 블로그니까. ㅋ

그러나, 우리가 주가지수 1000을 7전8기의 정신으로 넘었듯이 채권가격도 전고점을 쉽게 넘어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넘어가더라도 오히려 채권시장에는 셀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수급 장세가 끝나면 어느 정도의 금리 되돌림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롱! 롱!을 외치고 있을 때 숏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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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O

신종채권 2010. 10. 4. 12:35 Posted by sloan_sjchoi
Collateralized Debt Obligation에 대해서 알아보자. 2000년대 많이 유행했던 금융상품으로 많은 투자기관이 매입했고 2008년 금융위기에 이걸로 많은 기관들이 손실을 보았다. 기본적인 구조와 투자의 Rationale 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오래전에 받은 파일이 하나 있어 첨부한다. 이 정도만 알면 될 것 같다. 훈민정음 파일이구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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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5주차 전망

채권시황 2010. 9. 28. 00:23 Posted by sloan_sjchoi
지난주는 추석연휴가 화수목 있어서 사실상 채권시장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전망을 건너 뛰었다. 금요일에 채권시장이 예상보다 강한 상승세를 보여주면서 매도 포지션에서 손실이 발생하였다. 월요일인 어제도 약세로 시작한 채권시장은 강한 상승 흐름을 보여주면서 금요일, 월요일 양일간 국고3년물 12bp 하락하여 3.39%로 마감하였다. 역사적 저점인 3.24% 까지 15bp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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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일(일) Boston에서 다시 쓰기 시작한다.

글 마무리를 못 지은채 출국하였고 1주일 동안 시장도 계속 안 보고 있다가 오늘 Boston에 와서야 좀 여유있게 시장 상황을 살펴보았다. 역사적 저점을 곧 뚫고 내려갈 기세다. 9월 CPI가 YoY 3.6%가 넘는데 금리는 3.3%도 되지 않는다. 채권 사봐야 수익률이 물가 상승분도 커버하지 못하는데도 밀려드는 유동성이 채권 랠리를 지속하게 하고 있다. 수급이 기본적 상식을 압도하는 형국인데...향후 방향은 좀 생각을 해 봐야 겠다.

결과적으로 출국전 112.25에 매도한 선물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오늘 종가를 확인해보니 조정 좀 받아서 112.67이다. 멀리 떠날때는 역시 포지션 정리하고 가야 하는데 사람의 욕심이란 늘 원칙을 어기게 한다. 이제 철이 들 때도 되었는데도 말이다. 하여튼 금통위 전까지는 포지션 유지할 생각이다. 반대로 잡고 있어도 시장이 늘 그렇듯이 쉬어갈 때가 되면 손실 폭을 줄이고 빠져나올 기회를 주니까 느긋하게 가련다. 10/8일(금) 오후 5시 한국 도착이니 2주간 출장 베팅의 결과는 공항에 도착해서 확인해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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斷想 2010. 9. 27. 20:11 Posted by sloan_sjchoi
4. 보험사 매니저의 처우
대기업 계열 보험사들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라고 따로 특별히 대우해 주는 경우는 잘 없다. 그냥 one of them이다. 직무급 즉, 직무의 값어치에 따라 조금씩 봉급이 달라지는 경우는 있지만 오십보 백보이다. 개인적으로는 Job의 안정성이나 전문성, 그리고 자본시장에서의 대접 및 상대적으로 낮은 스트레스를 고려하면 보험사의 급여는 상당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연금이나 KIC 등의 전문 운용역들과 비슷한 수준을 챙겨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과차장 레벨의 능력있는 매니저들은 한장 이상 받는 수준이다. 돈 많이 버는 乙들과 비교해서는 안된다. 甲은 루이비통이나 에르메네질도 제냐를 입는 것이 아니라 GAP을 입으면 된다.


5. 보험사 매니저의 향후 진로
보험사 매니저들은 먼저 Long duration 자산운용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과 같은 연기금으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최근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지낸 김선정 본부장도 삼성화재 자산운용실 출신이다. 물론 요즘은 자산운용의 아웃소싱이 대세이기 때문에 자산운용사 채권 매니저로 옯겨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가장 돈되는 자리로 옮기는 경우는 외국계 은행 FI 담당 세일즈로 옮기는 경우였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보험사는 구조화채권, 해외채권 등 다양한 종류의 금융상품들에 투자하기 때문에 이런 상품들을 만들어 파는 외국계 은행과 밀접한 거래 관계를 가지고 있다. 갑과 을의 관계인데.... 보험사의 갑에서 외국계 세일즈의 을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장단점이 있지만 fact만을 얘기하면 보험사 매니저 보다 돈을 훨씬 많이 번다. 좀 더러운 꼴을 당할수는 있지만 금융기관 매니저들이 대체로 gentle하기 때문에 그냥 제약회사 영업하고는 다르다. 음....하여튼 외국계 세일즈로 옮기는 사람도 좀 된다.

이직하는 경우만 얘기했는데 사실 입사한 보험사에서 쭉 크는 경우도 좋은 대안이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다양한 asset class를 다루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고 middle office, back office 등에서 일하면서 big picture를 볼 수 있는 기회도 가져볼 수 있다. 성과에 대한 평가기간도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자산운용사, 외국계 세일즈 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자산운용을 할 수 있다. 또한 승진은 좀 더디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그 과실도 커지기 때문에 작은 자산운용사나 외국계 서울지점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6. 어떤 보험사를 선택해야 하나
영업력이 있고 회사 전체로 봤을 때 건강한 회사에 들어가서 매니저를 해야 한다. 자산운용 수익률이 들죽날죽한 곳은 가면 안된다. 2009년은 주식으로 대박, 2010년은 쪽박, 다시 대박 뭐 이런 보험사는 절대로 가서는 안된다. 펀딩 코스트가 낮아야 무리한 자산운용을 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자본시장을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
 
또한 Compliance가 확실한 깨끗한 곳에서 근무해야 한다. 매니저는 甲이다. 술도 먹고 골프도 치고 그러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거 하면 짤리는 엄격한 회사에서 근무해야 배울게 있고 나중에 회사를 나가도 대접받는다. 길게 봐야 한다.
 
좋은 선배가 있는 곳에서 일해야 한다. 그래야 배울게 있고 나중에 회사 나갈 일이 있어도 좋은데 알아봐주고 reputation check 들어왔을 때 좋게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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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선물 스프레드 거래

파생상품 2010. 9. 24. 10:54 Posted by sloan_sjchoi
지난 수요일 삼성선물의 이승훈 연구원이 국채선물 스프레드 거래에 대한 교육을 하고 갔다. 원래도 선물과 옵션 등의 파생상품에 관심이 많았던터라 기대 이상의 효과를 얻은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9/16일 스프레드 매수 1계약, 9/17일 스프레드 매도를 통해 실제로 거래의 payoff가 어떻게 나오는지를 확인하였다.

국채선물의 결제월 주기는 3, 6, 9, 12월이고 6월 이내의 2개 결제월물이 상장되어 있다. 현재 기준으로는 국채선물 9월물과 12월물이 거래소에 상장되어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9월물의 현물 종목은 국고 9-2, 9-4, 10-1이고 12월물의 현물 종목은 국고9-2가 빠지고 10-2가 들어와 있다. 앞서 국채선물의 이론가를 계산하는 방법을 설명한 적이 있다. 그 때를 돌이켜보자.

국채선물의 이론가를 구하려면 먼저 바스켓 안에 들어 있는 현물의 가격을 구한 뒤 이 현물 가격을 바탕으로 Cost of carry를 감안한 선도가격을 구하고 이에 내재되어 있는 선도금리를 구한다. 그리고 이 선도금리의 단순평균을 3년만기, 8% 쿠폰인 가상채권 가격산식에 대입하여 산출되는 가격이 국채선물의 이론가라고 했다.

아주 직관적으로 생각해서 일드커브가 우상향 하다면 9월물의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첫번째 단계인 현물의 가격을 구할 때 9월물을 할인해오는 기간이 12월물에 비해 3개월 짧은 만큼 9월물 바스켓 현물의 가격이 12월물 바스켓 현물의 가격에 비해서 클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근월물의 가격이 원월물의 가격보다 높다는 것이다.

국채선물 스프레드 거래의 거래 대상은 "스프레드"이다. 이면에 내재된 근월, 원월의 개념을 생각하지 말고 스프레드를 산다, 판다로 일단 기준을 세우고 접근하자. 어제 내가 스프레드 한계약을 매입했을 때의 스프레드가 0.74였다. 그리고 오늘 아침 스프레드를 매도했을 때가 0.77이어서 수수료를 무시하면 3틱*1만원, 3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면 언제 이 스프레드가 확대되는지 또는 축소되는지를 알면 스프레드 매매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먼저 스프레드를 한 번 분해해 보자.
   선물가  이론가 Basis
 9월물  112.80 112.86  -0.06 
 12월물  112.12 112.43  -0.31
 Spread +0.68  +0.43 +0.25

다시 한번 말하지만 기준을 잘 잡아야 한다. 우리의 관심은 선물가의 차이에 있다. 선물가의 차이인 0.68이 스프레드이고 이를 매매하는 것이다. 0.68에 스프레드를 사서 이거보다 높은 가격에 팔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스프레드는 언제 상승할까? 위의 표에서 보면 0.68 = 0.43 + 0.25 즉, 스프레드는 선물 이론가의 차이와 Basis의 차이로 구성이 되니까 1)먼저, 9월물의 이론가와 12월물의 이론가가 벌어지면 된다. 2)다음으로는 9월물은 만기가 얼마 안 남아서 Basis가 0에 수렴할테니 근월물, 원월물의 Basis 차이는 월월물에 의해서만 결정된다고 보면 되니까, 스프레드가 확대되려면 원월물인 12월물의 이론가 대비 선물의 저평이 확대되면 된다. 실례로 0.43이 0.45가 되고 0.25가 0.27이 되면 스프레드 0.68이 0.72가 될 것이니 스프레드 매수를 한 투자자는 0.04만큼 수익이 발생하는 것이다.

Technically 손익 구조가 이렇다는 것을 알았으니 언제 이렇게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1)이론가가 벌어지는 이유는 바스켓에 담겨 있는 서로 다른 현물의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경우에 발생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9월물에는 9-2가 들어가 있는 반면 12월물에는 9-2가 빠지고 10-2가 편입되는데 10-2의 만기가 1년 더 길기 때문에 둘 사이의 스프레드 확대는 커브가 스팁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커브가 스팁해지는 경우 12월물의 이론가가 9월물의 이론가에 비해 더 크게 하락(금리가 상승하는 경우) 또는 더 적게 상승(금리가 하락하는 경우)하기 때문에 이론가의 차이가 확대되어 스프레드 자체도 확대 되는 것이다.
2)원월물의 베이시스 확대 즉, 저평 확대는 선물 가격의 하락에 기인하는데 채권시장 자체가 약세로 방향을 잡거나, 매수 중심의 외국인의 롤오버 수요를 증권, 투신, 은행 등의 매도 헷지 롤오버 수요가 압도할 때 저평이 확대되면서 스프레드가 확대된다.

스프레드 거래에 대해서 간단히 알아보았다. 결론은 "커브가 스팁해질 것을 예상하거나 원월물 저평이 확대될 것을 예상할 때 스프레드를 매수한다." 예상이 반대이면 스프레드를 팔면 된다.

알고보면 간단한 것이 파생이다.

오늘도 공부하는 성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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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의 자산운용 - 3

斷想 2010. 9. 22. 20:01 Posted by sloan_sjchoi
3. 보험사 자산운용 매니저가 되려면...

주식이던 채권이던 특정 asset class의 매니저가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신문에 나오는 스타 매니저들은 모두 엄한 선생님 밑에서 오랜 시간의 RA 세월을 거치고 선생님이 조금 떼어주신 자금으로 운용하다가 싹수가 보일 경우에 매니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Top 10 MBA 졸업생이라고 매니저 자리를 턱 주는 회사는 단언컨데 없다. 특히나 Top 10 MBA라고해도 1년에 100명 이상 쏟아져 나오는 수급상황을 고려하면 자산운용 경험이 없는 MBA들에게 거액의 자금운용을 맡기는 경우는 없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부서 직원들의 학벌들만 보자. Harvard, Stanford, MIT, NYU, Cornell, GW, Columbia, LBS, Darden, Wharton 좋은 학교에서 MBA, 석사 한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친구들도 대부분 소위 허드렛일(?)이라고 여겨지는 일들부터 시작한다. 대기업이 그렇듯이 큰 조직인 보험사의 매니저가 매니저 업무만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이런 얘기를 먼저 하는 이유는 제대로 조직이 갖추어진 보험사에서 매니저를 하려면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먼저 하고 싶기 때문이다.

학벌도 어느정도 되고 바른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다면 다음은 무엇인가? 사실 전직을 생각하고 MBA를 지원하는 친구들에게는 마음 아픈 이야기지만 유관 경력이 있는 것이 좋다. 인맥 장사인 IB나 노가다 중심의 컨설팅은 경력이 없어도 학벌만 좀 되면 다들 뽑혀 가지만(혹시 IB나 컨설팅에 있는 친구들은 화내지 말라. 사실은 사실이니까) 자산운용은 사실 MBA 가기 전의 직장 경력이 없으면 Job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의 상품 딜러 등 완전 시장에 붙어 있는 전문 트레이더나 스왑딜러 들에 비하면 보험사 주니어 운용역은 그래도 문호가 좀 열려있다. 분석력이나 엑셀 활용능력 등의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CFA나 CPA 등의 좀 값이 나가는 자격증 등은 Job 구하는데 도움이 되고 인턴을 좋은데서 하면서 매니저 경험을 쌓는것도 도움이 된다.

중언부언 말을 많이 했는데 정리하면 아래 4가지 정도가 입사에 도움이 되는 factor라고 하겠다.
1) 마음가짐
2) 학벌(학부가 좀더 중요하다)
3) 경력, 인턴
4) CFA, CPA 우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떤 직장이던 거기에 들어가려면 가장 핵심은 나와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intereviewer와 면접해야 한다. 향기가 나는 사람, 어딘가 끌리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무엇인지 잘 생각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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